12월입니다.
어떻게 2022년이 지나갔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단순히 시간이 화살처럼 날아, 지나갔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2년의 코비드-19의 거리두기와 격리의 기간이 지나고, 일상으로 돌아오는데 사용된 시간과 에너지가 너무 길고, 너무 많이 소비되었습니다. 일상이 코로나로부터 분리되고, 회복되기 보다는, 코로나, 그 한 가운데에 일상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엔데믹"이라고 부르는 지금 상황은 ..
10월달 묵상 자료집을 만들어 배부해 드리고서야, 표지에 월이 잘못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10월달 묵상 교재였는데, 12월달로 적어 놓았더군요. 글을 쓰거나, 책을 만들 때, 그 작업을 하는 사람은 자신의 실수를 보지 못할 때가 자주 있습니다. 몇번을 읽고, 점검을 했어도, 내 눈에 보이지 않는 실수가 있습니다.
바둑이나 장기도, 그 게임을 직접 진행하는 사람보다, 그 게임을 구경하는 사람의 눈에 판이 더 잘 보이고..
예수님을 개인적인 구주로 영접하고, 인격적인 관계를 시작 한 후, 내가 가진 신앙의 관심과 목표를 "온전함"이라는 한 단어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대학 시절에 제자 훈련을 받고, 제자의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던 시절부터, 사역자로 헌신하여, 복음을 전하고, 신앙에 대해 이야기 해 온 지금까지, 개인적인 내 관심은 "변화와 성숙"이었습니다.
신학을 하게 된 동기도, 내 자신이 더 준비되고, 그리스도를 더 이해하기 ..
한국을 떠나기 전에, 선교단체에서 간사로 사역했습니다. 전도와 선교, 민족 복음화와 세계 복음화에 대한 꿈과 기도의 삶을 살았습니다. 내 인생의 노른자위와 같던 20대에 외쳤던, "가던지, 보내던지"라는 선교에 대한 구호나, "민족의 가슴마다 피묻은 그리스도를 심어"라는 구호는 아직도 제 심장을 두근 거리게 합니다.
그 시절, 존경하는 사역자들과 능력있게 설교하고, 선교를 동기부여하던 사역자들 중에 그 현장에 아..
여호와여 내 마음이 교만하지 아니하고
내 눈이 오만하지 아니하오며
내가 큰 일과 감당하지 못할 놀라운 일을 하려고
힘쓰지 아니하나이다. 실로 내가 내 영혼으로 고요하고 평온하게
하기를 젖 뗀 아이가 그의 어머니 품에 있음 같게 하였나니
내 영혼이 젖 뗀 아이와 같도다.
(시편 131:1-2)
2020년을 변함없는 모습으로 옆에서 그 고단하고, 힘든 길을 함께 걸어준 교우들에게 "고맙습니다"라고, 감사의 마음을..
잘 지내시죠?
김 목사입니다.
잠깐이라고 생각했던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일상이 되고, 익숙해져 버렸습니다. 내 경우에는, 마치 부모님께 캐나다에 공부하러 떠나면서 "3년 후에 돌아올게요. 잘 다녀오겠습니다"라는 인사가, 20여 년이 지나버리고, 돌아갈 수 없는 현실이 되어버린 것과 같습니다.
길거리나 가게에서 사람들을 만나면, 얼굴의 반쯤이 하얗거나 까만 것이 익숙하고, 민얼굴을 완전히 드러낸 사람..
[사순절 묵상 # 39] 마가복음 15:33-47
고요한 토요일 아침입니다. 주님이 무덤에 갇혀 있으셨던 날도 적막에 쌓여 있었을 것입니다. 세상은 아무런 일이 없었던 듯이 고요하고, 새들과 짐승들도 침묵을 지켰을 것입니다. 종교, 정치적 권력자들의 안도의 한숨과 소리 나지 않는 미소와 예수님을 사랑했던 이들의 나지막한 흐느낌이 버물어져 있었을 그날을 생각해 봅니다.
오늘 본문은 어제 있었던 일의 클라이맥스를..
[사순절 묵상 #38] 마가복음 15장 16-32절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신 것은 청치범이라는 의미입니다. 빌라도는 예수님이 달린 십자가 에 “유대인의 왕”이라고 쓴 명패를 붙였습니다. 이 명패, 예수님이 누구이신지에 대한 선언,에 대해서 어느 누구도 의의를 달지 않습니다. 예수님의 죄명은 “유대인의 왕” 즉 “메시야/그리스도”라는 것이었습니다. 빌라도와 유대종교권력, 현장의 민중들은 자신들이 하나님의 계획을..
[사순절 묵상 # 37] 마가복음 15:1-15
대제사장의 집에서 산헤드린 공의회원들에 의해 심문을 당하실 때, 자신을 그리스도로 천명하신 예수님은 불경죄의 항목으로, 빌라도에게 넘겨집니다. 빌라도는 보통은 갈릴리에 있는 가이샤라에 거주하고 있었습니다. 유월절 기간 동안에 예루살렘의 치안 유지와 민중봉기를 억제하기 위해 예루살렘에 와 있었습니다. 예수님이 종료주일에 감람산 언덕을 넘어 예루살렘으로 입..
[사순절 묵상 #36] 마가복음 14장 53-72절
예수님께서 겟세마네 동산에서 잡히시고 십자가에서 돌아가시는 것이 24시간 안에 벌어진 사건입니다. 유대인들을은 음력을 달력으로 사용하고, 하루의 시작을 해가 지는 오후 6시로 계산했습니다. 유대인들의 시간개념을 우리 상황으로 표현하면, 새벽, 어둠이 가장 짙을 시기에 예수님이 대제사장들의 사병들에게 붙잡히신 것입니다.
로마는 예루살렘을 종..
[사순절묵상 #36]
마가복음 14장 43-52절
평상시에는 쉽게 인식하지 못하는 실존적 질문이 있습니다.
첫째는, 우리의 마음 깊은 곳에는 “왜 내가 존재하는가?”에 대한 실존적 질문입니다. 내 주변에 수많은 사람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혹은 이 많은 사람들 속에서 나는 왜 존재하는가?
둘째는, “뭔가 잘못되어 있다, 왜?”라는 질문입니다. 분명 이 세상이 무엇인가 잘못되어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위..
[사순절 묵상 #35]
마가복음 14장 32-42절
이제는 자고 쉬라 그만 되었다 / 일어나 함께 가자
지금도 눈을 감으면 겟세마네 동산이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감람산-올리브산-에 있는 과수원들 중 하나입니다. 감란이라는 말은 중국말입니다. 타원형모양의 열매를 의미합니다. 개인적으로도 캐나다에 오고서야 올리브 열매를 보았습니다. 지금 이 겟세마네 동산으로 알려져 있는 곳에는 올리브유를 짜는 틀이 있는 방..
[사순절 묵상 #34] 마가복음 14장 12-21절
유월절의 만찬은 지금도 유대인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식사입니다. 시골에 있을 때, 유대인들이 있어서, 이 만찬에 초대받은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유월절 만찬 안내서(예식서)가 있어서, 그 예식서를 따라 식사를 합니다. 우리가 하는 성찬식의 기본적인 유래 또한 이 유월절 만찬입니다. 초대교회는 성찬식을 지금 우리처럼 간략화된 의식이 아니라, 식사였습니다. ..
[사순절 묵상 # 33] 마가복음 14장 1-11절
“그는 힘을 다하여 내 몸에 향유를 부어 내 장례를 미리 준비하였느니라.”
이 세상의 만물에는 때가 있습니다. 이 때를 알아차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돈을 버는 방법을 알더라도 그 때를 아는 사람들이 돈을 법니다. 그들은 시계의 시간을 읽지 않습니다. 그들이 보고 읽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도 사실, 이 때를 잘 알아차립니다. 적당한 때를 안다는 것은 ..
“깨어 있으라, 내가 너희에게 하는 이 말은 모든 사람에게 하는 말이니라(37절)”
[사순절묵상 # 32] 마가복음 13:14-37
마가복음을 ‘매일성경’이라는 큐티 교재의 스케쥴을 따라 묵상하고 있습니다.
종말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위기감이나 공포심을 조장하려 함이 아닙니다. 오늘의 삶에 최선을 격려하기 위함입니다. 환란에 대한 이야기 속에 ‘이것이 하나님의 심판’이라는 뉘앙스는 본문 속에서 발견하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