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돔은 에서의 자손입니다. 그래서 모세는 야곱(이스라엘)의 이야기를 꺼내며, 에돔을 형제라 부르며, 자신들이 에돔땅을 통과해 달라는 허락을 구합니다. 하지만 에돔왕은 허락하지 않습니다. 모세는 에돔 땅을 통과하는 대신 더 먼길을 돌아 가나안에 들어가기로 합니다.
모세의 가장 큰 특징 중에 하나는 어제 일에서 배운 교훈을 오늘 적용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단순히 현실의 계획이 막히자 차선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어제 부렸던 혈기 대신에 순종과 믿음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자신의 삶의 결론은 어제 읽고 묵상한 본문에서 이미 결론이 났을 수도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아론이 먼저 세상을 떠나는 것처럼, 모세 또한 가나안에 입성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어제와 내일 사이의 오늘에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모세는 분명 배우는 자이고, 그 배움을 믿음으로 연결시켜 순종하는 사람입니다.
역사와 삶의 비애는 우리의 눈물과 슬픔과 상관없이 무엇인가가 계속 되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아론은 최초의 대제사장으로서 하나님 앞에서 백성들을 위한 많은 제사를 드렸습니다. 하지만 광야에서 죽음을 맞습니다. 죽음은 항상 심판의 성격을 띠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죽음은 항상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모세가 아론의 옷을 벗겨 아론의 아들 엘르아살에게 입힘으로, 아론의 대제사장의 직분이 계승됨을 선포합니다. 새로운 세대의 등장입니다. 마치 길고 추운 겨울 동안에도 떨어지지 않고 나뭇가지에 붙어있던 잎이 바로 봄, 새싹을 내기 위해 떨어지는 것처럼, 우리의 인생도 그렇습니다. 문제는 시간의 흐름, 죽음과 태어남, 슬픔과 기쁨, 도전과 성취와 같은 삶의 무한한 연속성 앞에서 우리 자신은 때로 무기력하고 허무해지지만, 그 속에서 도도한 물결처럼 진행되는 하나님의 계획과 약속의 성취를 보는 것이 믿음의 힘이자 지혜입니다.
그래서 때로는 묵묵히, 담담히 누군가를 보내고, 새로운 이를 맞아들입니다.
오늘의 기도:
살면서 제가 이해할 수 없는 일,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일이 너무 많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나 나를 사로잡는 덫이 아니라, 하나님의 신비와 경이로움이 내 이해를 넘어서 있기 때문임을 고백합니다. 하나님께서 예비해 두신, 계획하신 그 뜻이 내 삶과 경험 속에 현실이 되는 순간을 기다림으로, 지금 조금 손해보고, 조금 더 양보하고, 조급해 지지 않고, 한걸음 더 나아가는 믿음의 하루가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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