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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차드 포스터-기도 4] 버림받은 자의 기도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마태복음 27:46)"

예수님의 애처럽고 간절하고, 고통스러운 진심의 기도는 사실 많은 신앙인들의 기도이고 합니다.
"숨어 계시는 하나님" 이사야는 하나님을 그렇게 불렀습니다.
기도할 때, 아무런 느낌도, 보이는 것도, 깨닫지도 못하는 경험.
하나님이 우리에게서 숨어 계신 것처럼 보이는 상황.
주일예배에 참석하고, 기도하고, 봉사하고, 믿음으로 살아가지만, 기도에 응답이 없고, 기도의 응답을 넘어서 하나님이 침묵하고 계신다는 느낌, 혹은 하나님이 나에게 더 이상 관심을 갖고 계시지 않는다는 느낌을 갖을 때가 있습니다.  George Buttrick은 "캄캄한 어둠 속에서 피투성이가 된 주먹으로 천국 문을 두드리는 것과 같다"고 표현합니다.

하나님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진짜로 없다는 것이 아니라,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영적인 황폐함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버림을 받았던 경험처럼 하나님이 나를 버리셨나라는 느낌으로 씨름하게 됩니다. 여전히 기도하지만 그 기도가 하나님의 보좌로 올라가지 못하고, 허공을 떠돌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내 하나님이여, 내가 낮에도 부르짖고 밤에도 잠잠치 아니하오나 응답지 아니하시나이다 (시22:2)"

이런 상황에서 기억해야 할 첫번째는
내가 경험하는 하나님의 부재라는 황폐한 느낌은 나 혼자 경험하는 영혼의 외로움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미 많은 믿음의 선배들이 경험하고 몸부림쳤던 경험입니다. 그래서 이상한 것이 아닙니다. "어찌하여 나를 잊으셨나이까 (시42:9)" "영혼의 어두운 밤" "무지의 구름" :신앙의 어두운 밤" 이런 다양한 표현으로 자신들이 경험한 하나님의 숨으심을 표현합니다.

숨어 계시는 하나님이라는 느낌으로 내 영혼이 마르고, 풀과 나무를 말려버리는 건조하고 뜨거운 바람이 불어 오는 것이 결코 하나님이 나를 기뻐하시지 않거나, 성령의 역사에 내가 민감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내 안에 숨기운 죄가 없고, 끔찍한 죄를 지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때, 그 상황은 또다른 기도의 체험이라는 점입니다.

이 기도의 체험은 부정적이고 고통스럽지만, 기도가 하나님과 나 사이의 살아 움직이는 생생한 관계라는 것을 기억한다면, 때로는 거리감을 느끼는 순간이 온다는 것은 우리가 다 알고 있는 것입니다. 이 하나님의 부재라는 기도의 경험은 오히려, 우리가 창조주이신 하나님을 내 마음대로 부리거나, 내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는 분이 아니라는 것을 직면하게 해 주는 유익이 있습니다. 숨어계시는 하나님은 우리가 하나님을 우리 생각 속에 짜 맞추는 잘못을 서서히 제거시켜 나가기 위함입니다.

"여호와여... 주의 얼굴을 나에게서 언제까지 숨기시겠나이까? (시13:1)"
고통스러운 분리와 멀리 있다는 침묵이 흐르는 기도의 경험이 지속될 때, 인내와 계속 기도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불평어린 기도를 할 수 있습니다.
신음하며, 슬픔을 토로할 수 있습니다.
"나의 찬송하는 하나님이여, 잠잠하지 마옵소서 (시109:1)"
이 슬픔의 시편들은 우리의 내적 갈등과 모순 속의 탄식과 눈물의 기도가 
하나님에게 더 가까이 가게하며, 영광의 찬송을 부르는 기도로 순간 변해 버리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꾸준한 애정을 담은 기도
믿고 조용히 기다리는 침묵의 인내가 담긴 기도를 통해 하나님을 믿고 기다리는 것입니다.
내 자신을 자책하지 않고
잠깐 걸어가는 걸음이 멈춰버린 느낌 속에서
그 자리에 오셔서 내 옆에 서, 함께 걸어가실 주님이 오시기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신뢰는 곧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믿는 것으로서 "나는 하나님이 무엇을 하시고, 어디에 계신지 알지 못하는 이 상황에도 하나님은 나를 돌보시고 사랑을 표현하고 계시며, 여전히 일하고 계신다"는 고백을 지속하는 것이 이 기다림-영혼의 어두운 밤이 지나기를-계속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과 함께 걷는 길에 광야가 나오고, 그 황량하고 더운 길을 나 혼자 걷고 있다고 느껴질 때
하나님이 나와 함께 이 길을 걷고 계시는 것이 아니면, 이 광야가 끝나고 초원이나 선선한 바람의 숲속 길을 같이 걷지 못하는 것을 기억하십시요. 하나님은 여전히 나와 함께 걷고 계십니다. 그것이 사실입니다. 내 느낌이 말하는 것과 달리 믿음의 사실을 붙잡고 걷는 여정 속에 광야가 변하여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바뀌거나, 그 광야의 길이 다른 길로 시작되는 끝이 되는 것을 경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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