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이 사랑을 받아야 하지만
나는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그 선물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내가 사랑할 수 있는 관계도 있지만
그럴 수 없는 관계도 있다.
그렇지 않은 척 가장하는 것, 지킬 수 없는 약속의 노트를 내미는 것은
나 자신의 원형을, 그리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의 원형을 훼손하는 것이다.
모두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내가 가지고 있지 않는 것을 누군가에게 주고 있다면
나는 잘못되고 위함한 선물,
사랑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사랑이 담겨있지 않는 선물을 주는 것이다.
이 선물은 다른 사람들의 요구에 대한 반응이기보다는
내 자신을 내세우려는 필요에서 나온 선물이다.
그런 베풂에는 사랑도 믿음도 없으며
사랑의 전달 통로는 나 말고는 없다는 오만과 착각에서 나온 것이다.
나의 본성을 거스리는 것의 징후들 중 하나는 탈진이다.
대개는 너무 많은 것을 주려는 데서 나오는 결과라고 생각하지만
탈진은 내가 가지고 있지 않는 것을 주려고 할 때 나오는 결과이다.
탈진은 분명 공허함이지만
내가 가진 것을 주는데서 나오는 결과가 아니라
내가 주려고 해도 아무 것도 없음이 드러나는 것일 뿐이다.
내가 다른 이에게 주는 선물이
내 본성에 없어서는 안될 것이라면
그 선물이 나의 참다운 본성, 유기적인 실체 속에서 생성된 것이라면
내가 그것을 주어 버린다 해도
스스로 다시 생겨날 것이다.
그러한 배풂의 결과는 탈진이 아니라
비옥함과 풍요로움이며
그 과정에서 내 자신이 새롭게 될 것이다.
오직 내 안에서 자라지 않는 어떤 것을 주려고 할 때,
그 행위는 나를 고갈시키며 다른 사람에게도 해가 된다.
강요되고, 기계적이며, 실체가 없는 선물은
해악만 불러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