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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가족으로서의 교회
큰 딸, 선영이가 부활절 연휴를 맞이해서 집에 왔습니다.

내일이면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해야 하는 녀석이 이제 7학년인 막내 동생과 게임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림과 캐릭터 이야기를 하며 히히덕거립니다. 아직도 철이 없다는 걱정보다는 세 아이가 함께 모여 떠드는 소리를 듣는 것 만으로도 얼굴에 웃음이 지어집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부모의 마음을 조금씩 이해하게 됩니다. 나이가 들면서, 아이들로 인해 웃고 울게 되는 것은 그들의 성적이나 그들이 손에 들고 학교에서 돌아오는 결과물이 아닙니다. 서로 연락하고, 격려하고, 걱정해주고.... 조금 나은 형편의 아이가 그렇지 않은 아이를 돕는 것을 보는 것이 부모의 행복입니다.

얼마전에 대한항공의 조양호회장의 죽음에 대한 뉴스를 읽었습니다. 원하던 원하지 않았던간에 우리는 조회장의 가족들을 뉴스를 통해 접할 기회가 많이 있었습니다. 딸이었던 조현아씨의 땅콩회항 사태에서 둘째 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 논란 그리고 일가족들의 각종 폭행과 탈세, 밀수 혐의들이 제기되면서, 대표이사직 연임에 실패한 후에 건강에 이상이 왔다고 합니다.

제가 어렸을 때는 “가풍” “가훈”과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명문가라고 하는 것은 그 가문이 돈이 많음에 있지 않습니다. 문익환-문동환박사로 이어지는 가문의 자녀들은 자신들이 원하던 원하지 않던간에, 아버지, 할아버지가 살아간 방향을 거슬려 살 수 없습니다. 이것을 후대가 물려받은 굴래라고 할 수 있겠지만, 자신들이 그 가문이 가지고 있는 명예와 특권을 누기기를 원한다면 그 굴래또한 받아들여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함께 교회를 이루도록 부르심을 받은 하나님의 가족입니다.

한 아버지, 한 구주, 한 성령, 한 믿음을 가진 이들입니다. 가족이라는 말은 현실적인 말입니다. 가족은 돈의 많고 적음, 가족 구성원의 많고 적음, 성숙의 정도에 의해 지속되지 않습니다. 가족은 존재론적으로 그 가족 안에서 태어남을 통해 가족이 됩니다. 피가 물보다 더 진하다는 말처럼, 필연을 통해 가족의 구성원이 됩니다. 그리고 나면, 가족의 성숙, 우정과 우애가 문제가 됩니다. 가족이라는 끊어지지 않는 관계가 먼저입니다. 그리고 성숙과 우애가 따라옵니다.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그 피로 인해 교회라고 하는 하나님의 가족이 생겨났습니다. 교회는 가족같은 조직이 아니라 하나님의 가족입니다. 이 가족 안에는 다양한 이들과 다양한 역할이 존재합니다. 때로는 싸우고, 때로는 씨름하지만 가족입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가족으로 묶으신 이유는 우리 안에 거하기위해서 입니다. 우리가 모여 함께 조잘거리며 웃음소리가 담을 넘어설 때, 우리의 아버지이신 하나님의 얼굴에 미소가 번집니다.

우리 주변을 돌아 보십시오.
다들 그만 그만하게 삽니다. 조금만 귀를 귀울이면 각자의 가슴 속에 신음하는 소리가 있습니다. 서로에 대해 긍정적인 이야기를 하면 좋겠습니다. 주일 예배 후에 식사나 간식으로 교제를 하고서, 준비해 준 교우에게 찾아가 “잘 먹었습니다” “수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간단한 감사 표현을 해 보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마음이 이 시대의 추위에 얼지 않기 위해서, 착한 마음을 품기위해서는 작은 노력과 표현이 필요합니다. 주일학교 아이들 중에 내 눈에 띤 말썽꾸러기에게 혼을 내기보다는 한번 더 안아주고, 격려와 함께 사탕이라도 하나 안겨줘보십시오.   내 아이처럼 먼저 그 아이의 형편을 살펴주고, 우는아이에게 이유를 물어봐 주고, 아이들과 잠깐이나마 놀아 주십시오.  우리는 하나님을 아버지로 모시는 그 분의 자녀들이어서, 함께 어우러질 때, 하나님의 얼굴에 미소가 번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