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 교회소개 >
  • 목회자 칼럼
마음에 바람이 불지 않아도
크게 웃을 일도 없고, 크게 어려운 일도 없습니다. 
내 일상의 시계는 항상 그랬듯이 욺직이고, 나는 그 시간의 흐름 속에서 아침에 일어나고 밤에 누워 잠을 청합니다. 침대에 누워 하루를 돌이켜 봅니다. 그렇게 게으름을 피운 것 같지도 않고, 그렇다고 치열하게 산 것도 아닌 그냥 그런 하루를 살았습니다. 내 마음에는 특별한 열정이나 흥분도 없고, 그렇다고 특별한 낙심이나 화도 없습니다. 그냥 그렇게 하루가 지나갑니다. 넓은 바다지만, 바람이 불지 않는 무풍지대를 항해하는 것처럼... 내 시선은 저 끝 수평선을 보지만, 처음 항해를 시작했을 때의 기대나 열정이 없습니다.

내 마음 속에 신선하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지 않는다고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평안함과는 다른 무거운 침묵같이 낮게 깔린 안개가 내 마음에 내려 있습니다. 주변을 돌아보면 다들 열심히 자신이 가야하는 길을 걷고, 해야 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혹시, 나는 심각한 갈등 상황 가운데 있지 않습니까? 원하지 않는 경쟁이라는 게임을 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내 몸이나 마음 그 어디가 아프지는 않습니까?

마음을 알아차리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내가 나를 안다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 또 있을까요? 시편의 노래는 끊임없이 하나님이 내 마음을 살피시고, 점검해 주시고, 경작해 주시기를 기원하고 있습니다.  “아! 내 마음에 선한 것이 하나 없습니다,”라는 탄식같은 기도에서, “내마 음을 젊은 사슴이 뛰는것처럼, 독수리가 날개치며 하늘로 오르는 것처럼 생명력있게 하소서”라는 기도까지... 나는 내 마음을 지키기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까? 

우리는 흔히 인생을 여행 travel에 비유합니다. 
travel, 여행,과 trouble, 문제, 어려움,이 같은 어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아십니까?  여행은 우리로 낯선 상황과 사람들을 경험하게 하며, 어려운 상황을 경험하게 합니다. 우리는 살면서 좌절을 경험하고, 부정적이고 척박한 상황을 직면하곤 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 경험을 통해 우리가 변화하고, 새로운 경험과 지식을 습득하며, 성숙해 가느냐는 것입니다.  이 성숙은 마음의 건강을 보여주는 척도입니다.

어릴 적에 읽었던 이야기들 중에 “큰 바위 얼굴”이라는 제목의 단편 소설이 있습니다. 
자신이 살던 동네 바위 언덕에 새겨진 큰 바위 얼굴을 닮은 아이가 태어나 훌륭한 인물이 될 것이라는 전설을 마음에 담고 살던 어니스트라는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이 바위 얼굴을 닮은 사람을 찾아, 돈 많은 부자, 용감한 장군, 유능한 정치인과 문학가들을 만나봤지만 자신이 찾던 이가 아니라는 것에 실망하지만, 어떻게 살아야 그 큰 바위 얼굴처럼 될까를 생각하며 평생을 살았던 주인공이 어느 날 다른 사람들로부터 큰 바위 얼굴을 닮았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는 이야기입니다. 
나는 내 마음을 닮아 있을것입니다.  내 마음은 내가 항상 그 속에 담아두고, 만지작거리고, 생각하는 그것을 닮아 있을 것입니다. 흐르는 시간은 때로는 시냇물처럼 우리의 마음을 정화하고, 새로운 물이 흘러가는 통로가 되게 합니다.  솔로몬의 반지에 세겨져 있었다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은 체념의 말이 아니라,내 마음 속의 먼지와 찌거기들이 흐르는 시간의 물에 씻겨 내려가고, 새로운 일이 시작되기를 기다리는동안, 내 마음을 지키는 기도같은 깨달음이었을 것입니다.

주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시지만 눈물과 간구, 통곡과 크게 소리내어 자신의 마음을 하나님께 보이고, 그 마음이 하나님에 의해 다스려지기를 바라는 씨름의 기도를 통해, 자신의 삶을 살아내셨습니다. 바람 한점 없는 무더위같은 십자가에서도... 내 마음에 항상 그리스도를 담아, 곧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어, 그분을 닮은 모습으로 드러나는 날까지, 특별히 내 마음에 바람이 불지 않는 날에는 애써 믿음의 힘으로 내 마음의 배가 앞으로 나아가도록 노를 젓기를 격려합니다. 내 인생은 영원에 닿아 있고, 지금. 여기라고 하는 바람불지 않는 지역은 통과하는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