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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내 편을 들어주는 사람들입니다.
10월 초에 있었던, 제 자동차 유리창이 깨지고 물건이 없어졌던 일이 다해결되었습니다. 잃어버린 물건들 중에 선규의 바이올린이 있었습니다. 보험회사에서 상황을 잘 이해해 주어, 선규에게 바이올린을 구입해 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정된 예산에 좋은 바이올린을 구한다는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교회 근처 음악가게에 바이올린에 대한 광고를 보았습니다. 보험회사에서 지불해 준 금액에 맞으면서, 오타와에 있는 바이올린 제작자가 만든 바이올린인데 은퇴하면서 정리를 하는 거라고 했습니다. 50%가 넘는 할인 가격에, 선규가 연주하는 소리를 들어보고,  구입을 하기로 했습니다. 

몇 주 후에, 오타와에서 유명한 바이올린 가게에 새로 구입한 바이올린을 가지고 갔습니다. 새로 구입한 바이올린을 선규가 연주하기 편하도록 조율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자연스럽게 소위 전문가의 소견을 듣게 되었습니다.

바이올린을 만든 사람은 취미로 바이올린을 만드는 아마추어였습니다. 서투른 기술로 만든 바이올린이라서 문제가 발견되었습니다. 또 자신이 서툴게 만든 바이올린이 소리를 잘 나도록 하기 위해, 바이올린에 중요한 부분들을 규격에 맞지 않는 것을 사용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결국은 새로 산 바이올린을 수리하고, 조율하기 위해 비용을 지불했습니다. 바이올린에 대해 잘 모르는 아마추어가 아들에 대한 마음만 앞서서, 아마추어가 서툴게 만든 바이올린을 덥석 산 꼴이 되었습니다. 귀가 얇은 것도 탓이고, 바이올린에 대한 무지함도 탓이고, 아들에 대한 성급한 마음도 탓입니다. 

이렇게 물건을 사고, 후회하는 경우들이 자주 있습니다. 처음으로 집을 사고, 이사를 들어간 후에 몇일을 전전긍긍했던 일이 생각이 납니다. 중고차를 사고 나서, 한 일주일을 계속 중고차 가격을 확인해 보던 일도 기억이 납니다. 어쩌면, 이런 후회가 싫어서, 새차를 사고, 새집을 사고, 메이커라고 말하는 브랜드가 있는 물건을 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최소한 지불한 가격에 대한 가치는 하는 것이니까요.

인생도 이렇게 명품, 신상품으로 살 수 있으면 좋을텐데요. 그러면 후회하지 않고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교회도 이름만 말하면 다 아는 명품교회에 다니면 좋겠고, 그런 교회에서 목회를 하면 좋을 것만 같습니다. 그러면 좀 더 편하고, 좀 더 많은 소속감과 자긍심을 가지고 신앙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아마추어가 떨리는 손으로 처음 악기를 만들어보는 것처럼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분명이 줄자로 정확하게 길이를 측정하고, 톱으로 잘랐는데, 정작 필요한 위치에 나무토막을 넣어보니 짧아서, 틈이 크게 보이는 것처럼 어설픈 부모와 목사의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참 바보같지...”라고 아들과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선규가 “나는 괜찮아. 바이올린 소리가 내 귀에는 좋던걸... 그냥 있는 그대로 사용해도 괜찮아”라고 편을 들어 줍니다. “바이올린과 관련되어 엑스트라로 들어가는 비용은 내가 페이할께”라고 학자금 융자를 받은 돈으로 모아 놓은 통장 잔고를 알려 줍니다.
아들이 다 컸다고 느껴질 때가 바로 이런 때입니다.  

물론 아내에겐 소위 전문용어로 구사리를들었습니다. 짧은 잔소리여서 마음이 고마웠습니다.“편을 들어줍니다.” 가족이 좋을 때가 바론 이런 때입니다. 군시렁 거리지만 마음이 나누어지고, 느껴집니다. 어떤 일을 수고해서 했는데, 그 결과가 마음에 생각했던 것만큼이 아닐 때, 누군가가 “좋네,” “정말 수고했어”라고 말해주는 그 사람은 천사입니다. 가족입니다. 

매 주일 친교시간에 음식을 대접받습니다. 설거지를 하고 있을 때, 그릇을 남기며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교우, 중고등부 아이들이 있습니다. 저는 그들이 천사같고, 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2019년에 가장 힘들었던 것은 교우가 교우들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들이 교회 안에서 도는 것이었습니다. 지금도 누가 누구에 대해 부정적인 말을 한다는 말을 들으면 저는 마음이 무너집니다.  “서로 편을 들어줍시다.” “그렇지. 그럴수도 있지”라고 마음에 없는 소리라도 입으로 내어서 소리로 들려줍시다. 서로에게 천사요, 가족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