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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몰랐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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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치과에 다녀 왔습니다.
음식을 씹는 것과 잇몸과 치아에서 느껴지는 불편함이 오래 있었습니다. 엑스레이를 찍고, 치아를 살펴보던 의사 왈, “이를 갈아서 치아가 상하고, 잇몸이 상했습니다. 보조기기를 맞춰서, 밤에 이를 갈지 않도록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정말이지... 깜짝 놀랐습니다.

어린 시절에 부모님으로부터나, 결혼 후 아내로부터 혹은 같이 방을 사용했던 친구들로부터 전혀 들어보지 못했던 말입니다. 이전에 치과의사들에게서도 듣지 못했던 말입니다.
하지만, 의사의 설명은 “현재 치아의 상태는 다른 말로는 설명을 할 수가 없다”였습니다.
결국 치료를 좀 더 받고, 의사의 추천을 따라서 보조기구를 만들어서, 사용해야 하나 봅니다.
언제부터 이런 습관이 생겼는지, 어떤 상황에서 이를 갈게 되는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
잠자고 있는 중에 일어나는 것이니까요.. ㅎㅎ
다행인 것은 제 아내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고, 다른 가족들도 방해를 받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저는 아직도 제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어떤 것들을 가지고 있을까요? 

나는 내 몸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알지 못합니다. 나는 내 마음의 동기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알지 못합니다. 조금만 곰곰히 생각해 보면, 저는 저 자신에 대해 아는 것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러면서도, 내 스스로 나를 다 아는 것처럼 행동합니다. 

그런데, 제가 만난 치과의사처럼, 내가 아닌 다른 사람, 내가 인정하는 권위나 마음을 주는 대상 앞에 서면, 내가 보지 못하는 내 모습이 드러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나를 누군가 앞에 드러낸다는 것은 두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환자가 의사 앞에 자신을 내어 놓지 않는다면 어떻게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을 수 있을까요?
그러면서도, 내 스스로 나를 다 아는 것처럼 행동합니다. 

위에 있는 그림이 작아서 잘 보이실지 모르겠습니다만, 내가 나를 보호하고, 통제력을 유지하기 위해 애를 쓰는 상황에 있을 때, 우리는 안전할 지는 모르지만 성숙이나 배움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성장의 과정은 내 스스로의 무장을 해제하고, 내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고, 정직하고 겸손하게 나를 보여주고, 나에 대해 배우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이것은 참으로  위험하고 불편한 과정입니다. 

예수님은 의인을 위해서 오지 않으셨습니다. 이것은 건강한 사람에게 의사의 도움이 필요없는 것과 비슷합니다. 스스로 편안하고 안전한 곳을 떠나, 좀 더 나은 성숙과 배움의 길을 가는 것이 신앙입니다. 이것이 왜 예수를 믿는 그리스도인을 “제자”라고 부르는 이유입니다.
배움의 과정은 때로는 부끄러움입니다. 때로는 스스로 나약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연약함을 인식하고, 그 무지함을 직면하여 고백하지 못한다면, 더 깊은 믿음으로는 나아갈 수 없습니다. 우리가 순모임으로 모이는 이유입니다.

순모임을 통해서 내 모습을 조금씩 보여줄 수 있을까? 다른 순원들의 모습, 특별히 자신은 보지못하는데, 다른 순원들은 보고 있는 모습에 대해서 나눌 수 있는 안전하고 성숙된 관계존까지 갈 수 있을까요?

혹시 여러분에게는 저처럼 인식하지 못하는 ‘이갈이’는 없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