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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의 다짐
새해가 밝았습니다. 
2019년 연말이 정말 정신없이 지나갔습니다. 선영이가 집에 와 있어서, 오랫만에 완전체로 오랫동안 시간을 보냈습니다. 곧 대학을 졸업할 아이이지만, 부모의 마음엔 아직도 어려보이고 걱정이 많습니다.
세 아이가 함께 재잘거리며 노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은 항상 부모의 즐거움입니다. 올해 크리스마스에 여러 모양으로 사랑을 보여주신 교우들 덕분에 아이들과 함께 선물을 열고, 함께 웃던 시절을 다시 경험할수 있었습니다. 지면을 빌어 감사를 드립니다.   

목회칼럼을 통해서, 목사로서의 모습이 아닌, 한 가장, 부모, 그리고 실수가 많은 한사람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어느새부턴가 입버릇처럼, ‘살날이 산날보다 짧아졌다’라고 푸념하는 중년의 언덕을 오르고 있는 한 남자의 모습도 나누고 싶었습니다. 그동안의 칼럼이 어떤 교우들에게는 공감과 이해가 되기도하고, 어떤 교우들에게는 실망과 질문거리가 된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performance라고 하는 실력과 기술의 탁월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목사에게도 이 기준이 적용됩니다. 설교 잘하는 목사, 기도많이 하는 목사, 은사가 뚜렸하고, 영적인 파워가 있는 목사... 이 실력있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으면, 일이 잘 진행되고,  목표가 쉽게 달성이 됩니다. 우리가 인생이라는 전쟁터에 싸우는 병사들이라면, 이 실력이 탁월한 이들이 내 팀에 있을 때, 우리는 생존할 확율과 작전에 성공할 확율이 많아 집니다.
그런데, Simon Sineck이라는사람은 이 실력이 탁월한 사람들을 조심해야 하고, 분별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이 실력이 있는 사람을 만나거든  신뢰 즉 “trust”할 수 있는지를 물어보라고 합니다.  이 신뢰에 대한 질문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나는 이 사람에게 내 아내와 가족을 부탁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해 보라는 것입니다. 답을 찾는데는 시간이 걸립니다.

나는 오타와라는 지역에서 한교회를 담임하는 목사입니다. 내가 만나는 사람들은 진짜이며, 그들과 내가 살아가는 상황은 내가 눈과 귀, 입과 마음으로 느끼고 살아가는 현실입니다. 한 사람으로서,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마음을 주고 받는 것이 탁월한 능력보다 더 나은 일입니다. 인터넷에서 만나는 탁월한 목사님들이 목회하는 그들의 교회 안으로 들어가 보십시오. 그 지역 교회 안에서 논의되고, 질문되는 것은 탁월함이나 실력의 문제가 아닙니다. 신뢰의 문제입니다. 

그런데, 2020년에 더 이상 이 신뢰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은 제가 이야기한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불필요한 오해와 구차한 변명을 늘어 놓게 되는 것 같습니다. 2020년에 저는 하나님 앞에서 제 모습으로 서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 하나님의 신뢰를 받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말씀의 원리와 원칙을 고민하고, 주님의 소리에 더 민감하게 살아가기 위해 애쓰려고 합니다. 

교우들을 향해서는 ‘가르치고 준비시키는’이라는 교사이자 목사의 일에 집중해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기도하는 일'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목사와 성도들 사이의 신뢰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basic으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이 모습이 어떤 교우들에겐 또 다른 짐으로 여겨질 것입니다. 하지만, 2020년에 배우고, 무장하는 교우들이 되시길 부탁드립니다. 이 가르침은 우리의 마음의 변화를 위한 것이고, 교회에서 시작한 순모임에 집중하는 것과 연결되어 있습니다.